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책은 나이가 먹은 당신에게 바치는 일상 공감서이다. 책의 저자는 막돼먹은 영애씨의 방송작가이다. 이 책은 나이가 마흔이 넘었어도 결혼하지 않은 ‘노처녀’의 웃픈 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주로 여성의 일상을 담은 책이라 모든게 다 공감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나이가 드는 요새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나이가 먹어도 나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그 나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그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아. ‘그 나이인데 하면 안 되지’ 등등
사람들은 누군가를 판단할 때 그 사람의 직업과 소속 그리고 나이로 판단하는 경향이 많다. 나이가 들었지만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우리들에게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다.
그 잣대를 벗어난 재미있는 책의 구절을 지금부터 소개하려 한다.
“나이들수록 지갑 열 일 많다고 열받지 말자
열받으면 모공만 더 열릴 뿐이다
릴렉스하게 웃으며 사는게 결국 돈 버는거다”
나이 들수록 돈 쓸데도 많은 우리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가장 밝게 빛났던 그 아름다운 시절에 머무르길 바란다. 그러나 세월은 우리가 한곳에 머물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시간에 떠밀려 가다가 문득 돌아보면 머무르런 그곳이 멀어져 있다는 걸 깨닫기 마련이다”
누구나 그 시절을 기억하며 추억에 산다. 나 또한 가장 아름다운 시절, 즐거웠던 한 때를 기억하며 살아가기에 이 문장이 나에게는 의미 있게 다가왔다.
“나에게 다가왔던 수많은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본다. 혼자 온갖 의미를 부여하며 소중히 보듬어 안았다가 상대의 달라진 행동에, 혹은 나 자신의 식어 버린 마음에, 버리기도 했고 내쳐지기도 했었다. 그들은 지금쯤 누구와 어떤 의미가 되어 지내고 있을까. 한때는 원망하기도 그리워하기도 했지만 부디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행복하게 지내고 있길 바란다”
나이가 들수록 스쳐가는 인연들, 그리고 소중히 남게 되는 인연들. 정말 많은 인연들을 거치게 된다. 그 시기에는 너무나도 인연이 소중했기에 간혹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 되돌아보니 어쩌면 그 시기에 만난 그 인연들이 그리웠던 것이지. 그 인연이 그리운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스스로 나이가 들수록 젊은 시절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 있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는건 아닐까? 나이 든다는 게 어제보다 더 완벽하고 나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닐 텐데..
나이가 들수록 더 성숙해져야 되고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문장이다.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건 한살이라는 숫자가 올라가는 것이지 꼭 성숙해져야 하는 건 아닌거 같다
미성숙한 우리로 남는 것이 더욱 아름답게 기억될 듯싶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참 힘들다.
“발에 물집이 생겨 임시방편으로 반창고를 붙여 놨다가 고단하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잊었던 반창고를 떼면 물집이 곪을 대로 곪아 터져 있다. 반창고는 임시방편일 뿐 내게 남은 상처나 아름을 지워 주지는 못한다”
이별의 아픔, 일상의 아픔에는 반창고나 연고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남들에게 보이는 우리의 외적인 상처에는 반창고와 연고가 효과가 있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내적인 상처나 아픔은 쉽게 지워지지가 않는다.
일상에 나이를 먹는 우리들이 가볍게 읽고 깊게 생각하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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